정용진은 왜 '40세' 추신수에 27억원 안겼을까 [박한신의 커머스톡]

입력 2021-12-18 14:08   수정 2021-12-20 08:56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뜨거워지면서 선수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야구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신세계야구단인 SSG랜더스의 추신수 선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섭니다. 한창 몸값이 뛰고 있는 자유계약선수(FA)들 이전에 추신수 선수가 1년 27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KBO리그 연봉킹으로 올라섰기 때문입니다. 2위인 양의지 선수(15억원)의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연봉입니다.

현재 야구 실력으로만 따지면 나이가 더 많은 추신수 선수보다는 현역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양의지 선수의 가치가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SSG랜더스는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추신수 선수에게 안겨줬을까요. 당연히 야구 외적인 부분, 즉 '스타성'이 작용했다고 봐야하겠죠.

신세계그룹은 시즌 내내 추신수 선수의 마케팅 효과에 감탄을 했다고 합니다.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출신 선수니까 관중동원력은 당연하지만,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까지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스포츠뉴스 시간을 예로 들어볼까요. 보통 프로야구 뉴스를 다룰 때 언론사는 당연히 경기가 끝나고 최종 결과가 나온 팀, 그 중에서도 이긴 팀을 중심으로 해당 꼭지를 구성합니다.

그런데 추신수 선수가 활약한 날은 달랐습니다. SSG랜더스 경기가 끝나지 않았거나 심지어 패배했을 때도 추신수 선수가 홈런을 치면 'SSG'라는 이름이 메인 뉴스로 걸린다는 거죠. 추신수 선수가 어떤 메시지를 담은 말을 했을 때도 그 발언이 뉴스로 크게 보도가 되고요.

광고학에서는 비용을 들여 매체에 광고를 하는 것보다 보도 가치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뉴스에 등장하는 것을 훨씬 노출 효과가 크다 본다고 합니다. 신세계그룹이 비용이 높은 TV 광고를 내보내면서 'SSG'를 알리는 것보다 추신수 선수로 인한 효과가 더욱 크다는 거죠.

국내 복귀의 '센세이셔널'함이 조금 떨어졌던 시즌 말미까지도 추 선수의 영향력은 이어졌다는 게 신세계그룹의 판단입니다. 올해 SSG랜더스는 박종훈, 문승원 두 주축 선발투수가 빠졌음에도 마지막 경기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펼쳤습니다. 여기에는 추신수 선수의 활약이 크게 도움이 됐죠.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마지막 경기. 이날은 때마침 신세계그룹이 최대 행사인 '쓱데이'의 마케팅에 공을 들이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주목도 높았던 이 경기에서 포수 뒷편 광고판에 쓱데이를 알리는 광고판이 경기 내내 노출되면서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본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SSG랜더스를 인수할 때부터 "본업을 야구와 연결짓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유통업은 사람을 모아서 물건을 파는 게 중요한 사업이죠. 사람을 모아서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그 사이에 마케팅이라는 수단이 필요합니다. '슈퍼스타 추신수'는 선수이기도 하지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구단 운영에 필수적인 핵심 마케팅 수단이기도 한 셈입니다.

또한 정용진 부회장은 "야구판을 싹쓸이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우리는 대충 야구단을 운영하기 위해 들어온 게 아니라 최고의 명문 팀으로 만들기 위해 들어왔다"고 밝히기도 했었는데요. 며칠 전엔 핵심 투수인 박종훈, 문승원 선수와의 장기계약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FA가 되기 전 장기계약은 메이저리그에선 일반적이지만 한국에선 이번이 최초입니다. 정용진 구단주의 '빅 픽처'대로 SSG랜더스가 과거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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